정부 4개 부처가 공동 추진하는 추진하는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 10대 대표 과제가 선정됐다. 이번 10대 대표 과제는 세계 최초 안압 측정 스마트 콘택트렌즈와 배아발달 예측 AI 등 최첨단 의료기기가 대거 포함돼 향후의 의료기기 혁신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 속에 글로벌 의료기기의 시장의 가능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전 세계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연평균 5.72% 성장을 거듭해 2032년에는 9016억1000만 달러(약 1234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의료기기산업 육성·지원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2027년까지 세계 5위의 의료기기 수출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 범부처, 10대 대표 과제 성과 보고…“미래 의료기기 시장 주도”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 뉴스퀘어 미디어홀에서 산업통상자원부와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4개 부처가 공동으로 지원하는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의 ‘2025년 10대 대표과제 성과보고회’가 열렸다.
올해 3회째를 맞은 이번 성과보고회는 지원받은 연구과제 중 우수한 성과를 창출한 과제들을 표창하고 주요 성과를 공유, 의료기기 연구개발자 및 산업계의 사기를 고취하고 국민의 이해와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 선정된 10대 대표 과제는 연구개발 수행의 적절성과 기술·의료 분야의 파급효과, 사회·경제 분야의 파급효과 등 3대 핵심 지표를 기준으로, 46개 기업에서 제출한 성과 중 혁신성과 성과 창출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정됐다.
주요 과제로는 세계 최초로 안압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스마트 콘택트렌즈 개발을 비롯해 난임 등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배아 발달 상황과 임신 가능성을 예측하는 인공지능 설루션 개발 등이 포함돼 이목을 집중시켰다.
화이바이오메드 녹내장 안압 실시간 모니터링 콘텍트렌즈 연구 요약. 자료=산업통상자원부
화이바이오메드는 녹내장 안압을 지속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개발했다. 기존 녹내장 안압 측정 방식은 병원에서 일회성 검사로 진행돼 변동이 심한 안압을 꾸준히 측정하기 어려웠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포항공대 신소재공학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안과, 국내 최대 콘택트렌즈 제조사인 인터로조와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무선으로 구동되는 녹내장 안압 진단 시스템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 녹내장 안압 감지를 위한 센서·소재 개발을 완료했다. 기존 스마트 콘택트렌즈 기반 안압 측정 기술은 병원 입원 상태에서 피부에 디바이스를 부착한 후 측정해야 해 일상생활에서 활용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화이바이오메드는 스마트 콘택트렌즈 내부에 삽입되는 전자 소자와 안테나, 전극 등을 집적화하는 공정을 최적화하고 있다. 현재 실용화를 위한 안전성과 인허가 시험을 준비 중이다. 연구진은 연내 비임상 평가를 완료하고 빠르면 2027년 스마트 콘택트렌즈 시스템을 상업화할 계획이다.
카이헬스 난임치료 성공률 향상을 위한 인공지능 배아분석 기기 연구 요약.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카이헬스는 난임 시술 시 생성되는 배아를 분석하는 AI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비타 엠브리오’를 개발했다.
뉴냅스 뇌질환 맞춤형 난치성 시각장애 치료기기 연구 요약. 자료=산업통상자원부
뉴냅스는 신경계 질환 후유증으로 인한 시야장애를 개선하는 AI 기반 맞춤형 치료 기술을 개발했다. 뇌졸중 환자의 약 20%가 뇌 손상으로 시야 일부가 손상된다. 왼쪽 뇌에 시야장애가 있는 경우 오른쪽 눈의 시야가 제한되는 식이다. 뉴냅스는 눈이 아닌 뇌의 신경 회로를 활성화하는 접근법을 채택해 시지각 학습을 반복 훈련해 새로운 시야 확보를 유도한다.
AI를 활용해 환자별 맞춤형 훈련 과제를 설계하고, 난이도와 훈련 위치를 자동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가상현실(VR) 기술을 적용해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훈련이 가능하며, 실시간 모니터링·피드백 시스템도 제공한다. 지난해 4월 식약처 허가를 받아 같은 해 6월 보건복지부 혁신의료기술로 지정돼 서울아산병원에서 처방이 시작됐다.
이모코그 경조인지장애 개선 맞춤형 디지털 치료기기 연구 요약.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이모코그가 개발한 디지털 인지 치료기기 코그테라는 유럽 의료기기 승인을 획득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그테라는 고령자가 대화형 방식으로 직접 인지 훈련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사용자의 인지 기능 저하 영역을 분석해 맞춤형 난이도를 제공한다. 경제성과 유효성을 동시에 고려해 약물 치료와 병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사용자의 지속적인 치료 참여 여부·효과 개선 여부를 모니터링하며, 장기간 사용성과 치료 효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가천대 길병원에서 진행한 임상시험을 기반으로 국내 최초로 유럽에서 의료기기 승인을 획득해 지난해 12월 혁신의료기기 승인을 받았다.
◆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 전시회서 대표 과제 제품 시연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은 오는 3월 20~23일에 열리는 ‘제40회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 전시회’에 10대 대표 과제 홍보 부스를 설치해 의료기기 관계자들에게 제품 시연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해 3월 선정된 2024년 10대 대표 과제 중 국내 최초로 개발된 혈액투석 의료기기는 일반 환자를 대상으로 성공적인 치료를 수행하는 등 성과를 창출한 만큼, 올해 선정된 10대 대표 과제도 의료기기 국산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촉진하고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 관계자는 “의료기기는 단순 제품을 넘어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로, 그 발전이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정부의 R&D 지원이 의료기기 산업 발전을 견인하는 것과 더불어 국민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출처 : 이지경제(https://www.ezyeconomy.com)